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이 이끄는 행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임대료 전면 동결’이 현실화되면서 미 동부 부동산 시장이 전례 없는 충격파에 휩싸였다. 뉴욕시 임대료 가이드라인 위원회(RGB)는 투표를 통해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되는 약 100만 가구의 임대료 규제 아파트(Rent-Stabilized) 1년 및 2년 갱신 계약 임대료 인상률을 0%로 최종 확정했다.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 도시의 가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맨해튼에서 단행된 이 파격적인 가격 통제 정책은 벌써부터 시장의 강력한 반발과 구조적 부작용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인플레이션 누적으로 가계 경제에 한계를 느끼던 수백만 명의 저소득 및 중산층 세입자들에게는 즉각적인 경제적 구제책이 될 전망이다. 주거비 지출이 동결되면서 가처분소득이 보전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산 가치 하락과 비용 상승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부동산 업계는 이번 결정이 뉴욕시 주택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마비시키는 악수가 될 것이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실제로 위원회 내부의 건물주 측 대표가 표결 직전 전격 사임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정책 집행 초기부터 극심한 진통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뉴욕시 내부의 양극화: 규제 아파트 동결이 불러올 일반 시장의 비극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가져올 가장 직접적인 부작용은 임대 규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반 시장 아파트(Market-Rate Housing)로의 풍선 효과다. 주 정부와 시 정부의 세제 혜택인 ‘485-x’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의 규제 아파트를 포함해야 하는 민간 개발업자들은 이번 0% 동결 조치로 인해 향후 수익성 분석(Pro Forma) 파이프라인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명목 임대료조차 올릴 수 없다는 전제는 개발업자들로 하여금 신축 프로젝트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거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일반 시장 아파트의 임대료를 한계점까지 밀어 올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Source: New York and New Jersey, DB Ban]

결과적으로 뉴욕시 주택 시장은 동결 혜택을 누리는 기존 세입자 기득권층과, 살인적인 임대료 상승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청년 직장인, 신규 이주자 등 소외계층으로 완전히 분절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수년간 누적된 높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건물 보험료와 연료비, 재산세 및 유지 보수 인건비가 두 자릿수 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수입이 동결된 건물주들은 노후 건물의 개보수 투자를 대거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70년대 뉴욕시가 경험했던 ‘임대 주택의 슬럼화 및 질적 저하’라는 역사적 퇴행을 다시금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트라이스테이트(Tri-State)로의 자본 이탈과 교외 부동산 시장의 반사이익

뉴욕시 내부의 가혹한 규제 환경은 뉴저지와 커네티컷을 포함한 트라이스테이트 광역 경제권 전체로 자본과 인구가 재배치되는 거대한 지각변동을 촉발하고 있다. 규제의 예측 불가능성이 극에 달한 뉴욕을 탈출하려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과 부동산 개발 자본은 이미 규제가 비교적 완만하고 투자 수익률 방어가 용이한 뉴저지주 버겐 카운티(Bergen County), 허드슨 카운티(Hudson County) 및 커네티컷주 스탬퍼드(Stamford) 일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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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뉴욕시의 높은 주거 장벽을 넘지 못한 중산층 가구와 신혼부부들이 환경이 쾌적하고 학군이 우수한 뉴저지 교외 지역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이들 지역의 싱글 패밀리 홈과 타운하우스 매매 및 렌트 수요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뉴욕의 정책적 리스크가 인근 교외 지역에는 강력한 개발 호재와 자산 가치 상승이라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자본의 이동은 단순히 주거용 부동산에 그치지 않고 배후 상권의 활성화와 로컬 비즈니스 확장으로 이어지며 미 동부의 광역 경제 지도를 재편하고 있다.

소형 건물주의 자금난과 부동산 가치 하락이 몰고 올 지방 재정의 위기

이번 0% 동결 조치의 가장 취약한 고리는 대형 자산운용사가 아닌, 한두 채의 빌딩을 관리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소형 건물주(Mom-and-Pop Landlords)들이다. 미 동부 한인 동포 사회의 자산가들 중 상당수도 이러한 중소형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고정 비용 상승 압박 속에서 임대 수입이 묶이면서 심각한 현금흐름(Cash Flow)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자금력이 부족한 소형 건물주들의 파산이나 급매물 출현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유발할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Source: New York and New Jersey, DB Ban]

장기적으로 주거용 부동산의 가치 정체 및 하락은 뉴욕시 재정 구조에도 치명적인 비수를 꽂을 전망이다. 뉴욕시 전체 세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산세(Property Tax)는 부동산의 평가액에 연동된다. 임대 규제 건물들의 가치가 하락하면 시 정부의 세수가 감소하고, 이는 치안, 대중교통(MTA), 환경미화 등 필수 공공 서비스에 대한 예산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민의 지갑을 지키겠다는 의도로 출발한 주거 안정 정책이, 역설적으로 도시 전체의 인프라를 노후화시키고 교외 경제권으로의 경쟁력 이탈을 가속화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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