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안방 무대에서 가까이 응원할 수 있었던 첫 대회의 영광을 미주 한인들은 끝내 맛보지 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다음 날, 사령탑까지 잃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멕시코 현지 시간 28일 늦은 밤(한국 시간 29일 새벽) 멕시코 사포판 베이스캠프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사퇴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베이스캠프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열린 짧은 회견이었다.
홍 감독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퇴는 한국이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하면서 32강 진출이 좌절된 데 따른 책임 표명이다. 원래 홍 감독의 계약 임기는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였으나, 본선 탈락의 책임을 지고 반년여 일찍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면서 미주 한인들이 어느 때보다 가까운 곳에서 한국전을 응원할 수 있는 무대였다. 뉴욕·뉴저지 일원의 한인 식당과 한인회 회관, 교회 등에서도 단체 응원전이 여러 차례 열렸던 만큼, 본선 탈락 소식과 감독 사퇴 발표는 미주 한인 사회에도 적지 않은 아쉬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감독 선임을 비롯한 후속 인선 작업에 곧 착수할 전망이다. 본선 무대에서 노출된 한국 축구의 약점을 점검하고, 4년 뒤 다음 월드컵을 준비할 새로운 리더십을 찾는 일이 한국 축구의 다음 과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