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클로드를 만든 앤스로픽이 이르면 10월 뉴욕 증시에 데뷔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조달 규모가 스페이스X의 역대 최대 기록(750억 달러)을 넘어 1,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고, 투자자들 사이에선 기업가치 2조 달러가 거론된다. 뉴욕앤뉴저지가 이번 IPO의 숫자와 쟁점, 그리고 뉴욕과 한국 투자자에게 갖는 의미를 정리했다.

AI 챗봇 '클로드'를 만드는 앤스로픽이 역사상 가장 큰 기업공개(IPO)를 향해 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서류(S-1)를 비공개로 제출했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르면 8월 말 서류를 공개 전환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한 투자자들의 관측대로면 거래 시작은 10월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조달 규모가 1,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세운 역대 최대 기록(기본 750억 달러)을 뛰어넘는 규모이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2조 달러 — 성사되면 창사 5년 된 회사가 단숨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 6~7위권으로 데뷔하게 된다.

앤스로픽은 2021년 오픈AI 출신 다리오·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가 세운 회사다. 'AI를 안전하게 만든다'를 내걸고 출발해 구글(누적 수백억 달러 규모 투자 약정)과 아마존(수백억 달러 투자·클라우드 동맹)을 양대 후원자로 두고 있으며, 주관사는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JP모건이고 씨티그룹이 합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경쟁사 오픈AI는 상장을 2027년으로 미뤄, AI 대장주 타이틀은 앤스로픽이 먼저 가져가게 됐다.

3년 만에 500배가 된 몸값

앤스로픽 기업가치 추이. 2023년 41억 달러에서 올해 5월 9,650억 달러까지 뛰었고, 상장 목표치는 2조 달러다.
앤스로픽 기업가치 추이. 2023년 41억 달러에서 올해 5월 9,650억 달러까지 뛰었고, 상장 목표치는 2조 달러다. (그래픽 뉴욕앤뉴저지 · 자료 앤스로픽·외신 종합)

몸값의 궤적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2023년 5월 41억 달러였던 기업가치는 2025년 3월 615억 달러, 9월 1,830억 달러로 뛰었고, 올해 들어서는 2월 3,800억 달러(300억 달러 조달), 5월 9,650억 달러(650억 달러 조달)로 석 달에 한 번꼴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올해 사모 시장에서 끌어모은 돈만 1,000억 달러에 가깝다. 그리고 이제 그 두 배가 넘는 2조 달러를 공개 시장에 묻고 있다.

18개월 만에 65배가 된 매출

앤스로픽 연환산 매출 추이. 2025년 초 10억 달러에서 올해 7월 말 650억 달러를 넘었다.
앤스로픽 연환산 매출 추이. 2025년 초 10억 달러에서 올해 7월 말 650억 달러를 넘었다. (그래픽 뉴욕앤뉴저지 · 자료 앤스로픽·블룸버그·로이터 보도 종합)

이 몸값을 떠받치는 것은 폭발적인 매출이다. 연환산 매출은 지난해 초 10억 달러에서 올해 5월 470억 달러, 7월 말에는 650억 달러를 넘었다(로이터·블룸버그). 블룸버그가 확인한 회사 문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115억 달러 이상으로 1년 전 같은 기간(7억8,700만 달러)의 15배에 육박했고, 조정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연말 연환산 매출이 1,000억~1,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기업용 코딩·업무 자동화 수요가 성장을 끌고 있다.

그러나 어두운 숫자도 있다. 같은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지난해 420억 달러에 가까운 순손실을 냈다. AI 모델을 돌리는 데 드는 컴퓨팅 비용이 매출과 함께 불어나는 구조라, 매출이 늘어도 현금이 남는 사업인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기업가치 2조 달러는 올해 매출 전망치의 20~30배 수준으로, 시장분석가들 사이에선 '닷컴 버블 이후 가장 비싼 데뷔'라는 경계와 '수요는 진짜'라는 낙관이 함께 나온다. 컨설팅사 베인이 기업 1,000곳 가까이를 조사한 결과 40%가량은 AI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이 10%에 못 미쳤다는 조사도 회의론의 근거로 인용된다. 저가 오픈소스 모델의 추격과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도 상장 서류의 위험 요인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은 이미 수혜를 보고 있다

이 초대형 상장의 무대는 뉴욕이고, 뉴욕은 이미 실물로 수혜를 보고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 7월 맨해튼 허드슨스퀘어의 330 허드슨 스트리트 16층 건물 전체(약 4만3천㎡, 1,700석 규모)를 통임대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이은 제2 거점으로, 연초 500명이 안 되던 뉴욕 인력을 연말까지 1,000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업스테이트 뉴욕에는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도 추진 중이다. 공교롭게도 뉴욕타임스 보도와 같은 날, 부동산 회사 CBRE는 뉴욕의 테크 인재가 39만4,300명으로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37만5,730명)를 사상 처음 앞질렀다는 집계를 내놨다. AI 붐의 무게중심 한 축이 서부에서 뉴욕으로 옮겨 오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 투자자의 셈법 — 스페이스X의 교훈

한국과의 접점도 굵어졌다. 한국경제 KED글로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앤스로픽의 전략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고, 네이버도 소액 지분 투자를 했다. 앤스로픽은 6월 서울 오피스를 열고 네이버·삼성SDS·LG CNS 등과 기업용 계약을 맺었으며, 클로드는 한국 유료 생성 AI 시장에서 챗GPT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다만 '서학개미'가 공모주를 손에 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6월 스페이스X 상장 때 미래에셋증권이 확보를 추진한 3억 달러 물량의 국내 청약은 순식간에 마감됐지만, 주관사 골드만삭스가 한국 개인 물량을 한 주도 배정하지 않아 전액 환불된 전례가 있다. 앤스로픽과 오픈AI 모두 유통 물량을 전체 주식의 5~10%만 풀 것으로 전망돼 공모주 경쟁은 그보다 더 치열할 수 있다. 상장 거래소와 티커, 공모가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결국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에게 현실적인 진입 시점은 상장 이후 장내 매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스페이스X는 상장 첫날 19% 올랐지만, 모든 데뷔가 그렇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한눈에 보기 — 앤스로픽 IPO
일정
S-1 비공개 제출 6월 1일 → 이르면 8월 말 공개 → 10월 거래 시작 관측
조달 규모
스페이스X 기록(750억 달러) 이상 목표 — 1,000억 달러 관측 (뉴욕타임스 등)
기업가치
투자자들 사이 2조 달러 거론 — 회사는 목표치 미확정
매출
연환산 650억 달러 (7월 말) — 18개월 새 65배
손실
2025년 순손실 약 420억 달러 (블룸버그가 확인한 문서)
주관사
모건스탠리 · 골드만삭스 · JP모건 (+씨티그룹 합류 보도)
뉴욕 거점
맨해튼 330 허드슨 스트리트 통임대 · 연말 1,000명 목표
한국 접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략 투자 참여 · 클로드, 한국 유료 생성 AI 1위
미정
거래소 · 티커 · 공모가 · 개인 투자자 배정 여부

■ 어떻게 분석했나 — 이 리포트는 뉴욕타임스의 8월 21일 보도를 출발점으로 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CNBC·로이터·KED글로벌 등의 보도와 앤스로픽의 공식 발표를 교차 확인해 종합한 것이다. 기업가치 2조 달러와 연말 매출 전망은 회사 확정치가 아니라 외신이 전한 투자자 전망치이며, 2025년 손실 규모는 블룸버그가 확인한 내부 문서 기준으로 회사가 공식 발표한 수치가 아니다. 조달 규모·공모가·거래소 등 상장 조건은 서류가 공개되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