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에서 말기 환자가 의사에게 생을 마치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의료조력사망법이 8월 5일 발효됐다. 시한부 6개월 미만의 뉴욕 거주 성인이 대상이며, 약은 환자가 직접 복용해야 한다. 뉴저지는 2019년부터 별도의 법을 시행 중이어서 거주지에 따라 적용 법이 다르다.

뉴욕주에서 말기 환자가 스스로 생을 마칠 수 있는 약을 의사에게 처방받는 '의료조력사망법(Medical Aid in Dying Act)'이 5일 발효됐다. 캐시 호컬 주지사가 지난 2월 6일 서명한 S.138/A.136 법안이 6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시행에 들어갔다. 주보건국은 같은 날 전문가 지침과 일반 안내를 담은 전용 웹사이트를 열었다. 이로써 뉴욕은 이 제도를 허용한 13번째 주가 됐다. 워싱턴DC를 포함하면 전국 14개 관할이다.

흔히 '안락사법'으로 불리지만 법 내용은 그와 다르다. 이 법의 핵심 요건 가운데 하나가 환자가 약을 스스로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뉴욕에서도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존엄사와도 구분되는 개념이다.

대상은 뉴욕에 거주하는 성인 가운데 남은 생존 기간이 6개월 미만이고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있는 말기 환자다. 절차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환자가 구두로 요청하면 영상이나 음성으로 기록해야 하고, 증인 2명이 서명한 서면 요청서를 따로 내야 한다. 주치의와 자문의가 각각 말기 여부와 의사결정 능력을 판단하며,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의 정신건강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처방전이 나온 뒤 약을 조제받기까지는 최소 5일을 기다려야 하고, 첫 진료는 대면으로 이뤄져야 한다. 주치의는 완화의료와 호스피스 등 다른 선택지를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

한인 독자가 짚어둘 대목이 몇 가지 있다. 먼저 거주지다. 이 법은 뉴욕 거주자에게만 적용된다. 뉴저지는 이미 2019년 8월부터 자체 법(Medical Aid in Dying for the Terminally Ill Act)을 시행 중이며 역시 주 거주자로 제한한다. 연방항소법원은 뉴저지의 거주 요건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플러싱·베이사이드 주민은 뉴욕 법을, 포트리·팰리세이즈파크 주민은 뉴저지 법을 따르게 된다.

통역 문제도 살펴야 한다. 법은 환자 사망으로 재산상 이득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증인이나 통역을 맡을 수 없도록 했다. 상속인이 될 자녀가 부모의 통역을 대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영어가 불편한 어르신은 병원이 제공하는 통역 서비스를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주정부는 관련 발표문의 한국어 번역본을 냈고, 주지사실 홈페이지도 한국어 페이지를 함께 운영한다.

참여가 강제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의사·약사·병원은 요청을 거부할 수 있고, 종교 성향의 가정 호스피스 기관은 제도에서 아예 빠질 수 있다. 선의로 행동했거나 거부한 의료진에게는 책임이나 징계를 묻지 못하도록 했다. 다니던 병원에서 상담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반대도 이어진다. 뉴욕주 가톨릭 주교회의는 이 법이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다며 반대해 왔고, 지난달에는 가톨릭계 의료기관들이 법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시행은 됐지만 법정 다툼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제도와 절차에 관한 안내는 주보건국 의료조력사망 페이지(health.ny.gov/health_care/medical_aid_in_dying)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