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를 일으키는 기생충 시클로스포라 감염이 5월 이후 미 전역 47개 주에서 2만2000건 넘게 보고돼 기록적인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FDA는 잘게 썬 아이스버그 상추 등을 놓고 6건의 오염원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익혀 먹거나 껍질을 벗겨 먹는 과일·채소는 위험이 낮다며 세척과 교차오염 방지를 당부했다.

물설사를 일으키는 기생충 '시클로스포라' 감염이 미 전역에서 기록적인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로 지난 7일 기준 5월 이후 47개 주에서 2만2000건이 넘는 확진·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시클로스포라증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며 여름철에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돈다.

연방식품의약국(FDA)은 현재 6건의 오염원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15개 주 유행은 패스트푸드 체인에 납품된 잘게 썬 아이스버그 상추가 원인으로 지목돼, 납품업체 테일러팜스가 멕시코 중부산 아이스버그 상추를 전국적으로 리콜했다. 가장 피해가 큰 미시간주에서는 1만2400건 이상이 보고되고 2명이 숨졌으나 최근 확산세는 꺾인 것으로 평가된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실란트로(고수)와 파슬리가 의심 식품으로 조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선 농산물을 아예 끊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걱정된다면 조리 여부와 품목 선택으로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화씨 158도(섭씨 70도) 이상으로 익히는 것이 기생충을 확실히 죽이는 유일한 방법이고, 바나나·아보카도·파인애플처럼 껍질을 완전히 벗겨 먹는 과일, 오이·당근·수박처럼 표면이 매끈해 씻기 쉬운 채소, 시판 냉동·통조림 제품은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다. 반면 상추 같은 잎채소와 생허브, 베리류는 과거 유행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된 품목이다.

상추쌈과 깻잎, 고수 등 생채소를 많이 쓰는 한인 가정과 식당에서는 특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잎채소는 흐르는 물에 한 장씩 씻고, 봉지에 든 절단 샐러드보다는 통상추를 사서 겉잎을 떼어내고 쓰는 편이 낫다. 손 씻기와 도마·칼 분리 사용 같은 기본 위생수칙도 교차오염을 막는 데 중요하다. 리콜 대상 상추를 샀다면 바로 폐기하고, 심한 설사 증상이 이어지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