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 요약이 독자를 원문으로 보내지 않으면서 언론사와 블로그의 유입이 무너지고, 아마존 신간의 절반 이상이 AI 흔적을 남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독립서점은 6년 새 151% 늘었고 AI가 읽어 주는 오디오북은 판매의 0.03%에 그쳤다. 무엇이 무너지고 무엇이 남는지 데이터로 짚었다.

글을 쓰는 일이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한 편의 기사나 한 권의 책을 내놓기까지 취재와 조사,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수고가 곧 글의 값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몇 줄의 지시만으로 읽을 만한 문장이 몇 초 만에 쏟아진다. 글이 흔해졌다는 것, 이 한 문장이 지난 3년 사이 출판사와 언론사, 블로거에게 일어난 거의 모든 일의 원인이다.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유입이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조사는 그 낙차를 숫자로 보여 준다. 미국 성인 900명의 실제 검색 기록 6만8,879건을 들여다봤더니, 구글이 AI 요약을 띄운 검색에서 사람들이 일반 링크를 누른 비율은 8%였다. AI 요약이 없을 때는 15%였으니 절반으로 준 것이다. AI 요약 안에 붙어 있는 출처 링크를 누른 비율은 1%에 그쳤다. 요약을 읽고 그대로 검색을 끝내 버린 비율은 26%로, 요약이 없을 때(16%)보다 훨씬 높았다.

상관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를 보려는 시도도 나왔다. 인도경영대(ISB)의 사하르시 아가왈과 카네기멜런대의 아난야 센은 올해 1~2월 미국 참가자 1,065명에게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하고 2주간 AI 요약 노출 여부를 무작위로 갈랐다. 결과는 외부 클릭 38% 감소, 아무 클릭 없이 끝나는 검색의 비율은 54%에서 72%로 상승이었다. 사전 등록된 무작위 대조 실험이라는 점에서 설계는 탄탄하지만,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예비 논문이라는 점은 함께 적어 둔다.

현장의 체감은 더 거칠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검색 담당자는 지난해 5월 크라쿠프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 총회에서 자사 데이터를 공개했다. 검색 결과 1위에 올라 있어도 위에 AI 요약이 함께 뜨면 클릭률이 데스크톱에서 56.1%, 모바일에서 48.2% 떨어졌다. AI 요약 안에 가장 먼저 인용되는 출처로 들어가도 감소폭은 데스크톱 43.9%였다. 한 연예인 이름 검색어의 경우 1위를 지키며 매달 6,000건 가까이 받던 클릭이 AI 요약 등장 이후 100건 남짓으로 줄었다.

미국 디지털콘텐츠넥스트가 회원사 19곳의 8주치 유입을 추적한 결과는 중앙값 10% 감소였다. 뉴스 브랜드가 7%, 비뉴스 브랜드가 14% 줄었다. 개별 매체로 내려가면 편차가 커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시엠러시 데이터로 집계한 지난 1년치를 보면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구글 검색 유입은 85% 넘게 빠졌고, USA투데이 계열이 약 50%, CNN이 약 25% 줄었다. 반대로 가디언과 BBC는 늘었다.

숫자는 곧 사람의 자리로 바뀌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5월 전 직원의 21%를 내보냈다. 최고경영자 바버라 펭이 사내에 돌린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 사업의 70%가 어느 정도 트래픽에 민감하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극단적인 트래픽 급감을 견딜 수 있는 규모로 회사를 줄여야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2월 편집국 인력의 약 3분의 1인 300명 이상을 감축했다. 편집국장 매트 머리는 "이전 디지털 뉴스 시대를 만들었고 한때 포스트를 번창하게 했던 검색 같은 플랫폼들이 심각하게 쇠퇴하고 있다"고 썼다.

다만 이것을 단순한 축소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닷대시메러디스에서 이름을 바꾼 피플Inc.는 지난해 10월 226명(약 6%)을 내보내면서 "제로클릭 AI 제품"이 검색 유입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는데, 같은 시기 소셜과 크리에이터, AI 라이선싱 부문에 320명을 새로 뽑았다. 줄인 것이 아니라 옮긴 것이다. 어디에 사람을 두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체력이 없는 쪽은 그냥 사라졌다. 공기청정기 리뷰 사이트 하우스프레시는 2024년 3월 구글 알고리즘 변경 이후 유입이 91% 빠져 하루 4,000명이던 방문자가 200명이 됐다. 월 2,000만 조회를 받던 자이언트 프리킨 로봇은 텍스트 매체를 접고 유튜브만 남겼다. 2008년부터 여행 기록을 쌓아 온 더플래닛디는 AI 요약 도입 후 유입이 반토막 났고, 감원을 거쳐 90%가 더 빠진 뒤 문을 닫았다. 음악 매체 스테레오검은 지난해 광고 수익이 70% 줄었다며 "가장 큰 책임은 구글 AI 요약에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목했다.

글이 흔해진 두 번째 결과는 걸러 내는 비용이었다. SF 잡지 클라크스월드의 편집장 닐 클라크가 남긴 기록은 그 전환점을 정확히 보여 준다. 2019년 중반부터 2022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스팸성 투고는 한 달에 25건을 넘은 적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2022년 11월 25건, 12월 50건, 2023년 1월 100건을 넘겼고, 2023년 2월에는 보름 만에 349건이 들어왔다. 그는 2월 20일 창간 17년 만에 처음으로 투고 접수를 닫았다. 3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해결됐다기보다 일상이 됐다. 지난해 이 잡지의 연간 투고는 1만4,805건으로 늘었는데, 늘어난 몫이 거의 전부 "의심스러운" 범주였다.

책 시장은 더 극적이다. 임케 라이머스와 조엘 월드포겔이 지난 5월 전미경제연구소에 낸 논문에 따르면, 아마존 킨들의 월 신간 등록은 2020~2022년 10만 건 수준에서 지난해 말 30만 건 이상으로 세 배가 됐다. 33만 권 이상을 층화 무작위로 뽑아 살펴본 결과 2025년 신간의 절반 이상이 AI 탐지에 걸렸다. 흥미로운 것은 결론이다. AI가 개입된 책은 평균 평점이 낮았지만, 물량이 워낙 늘어난 탓에 소비자가 얻는 총효용은 오히려 5~1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질은 떨어지는데 양이 그것을 덮는, 반갑지 않은 방식의 이득이다.

그 양이 어디까지 뻗쳤는지는 지난 16일 뉴욕타임스 보도가 보여 줬다. 이 신문의 기자 캐시미어 힐은 자신에 대한 90쪽짜리 가짜 전기가 아마존에서 팔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자로 적힌 인물은 스톡 사진을 쓴 가공 인물이었고, 그 이름으로 한 주에 전기 10권이 나왔다. 취재진이 아마존과 애플북스에서 확인한 이런 책은 수만 권 규모였다. 한 제작자는 챗GPT로 전기 한 권을 몇 시간 만에 만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이 문제는 베스트셀러 한복판으로 들어왔다. 애틀랜틱은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의 투힌 차크라바티 교수 팀이 킨들 전자책 1만4,000권 이상을 탐지 도구로 훑은 결과를 보도했다. 북톡에서 화제가 되어 사이먼앤슈스터가 오늘 34달러짜리 디럭스 양장본까지 낸 소설 『대거마우스』가 AI 관여 확률 60%로, 데이터셋 안의 인기작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저자는 변호인을 통해 AI 사용을 부인했고 출판사는 통상적인 편집을 거쳤다고 밝혔다.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연구이고 논쟁은 진행 중이다.

여기서 이 사안의 가장 곤혹스러운 지점이 드러난다. 걸러 내려면 도구가 필요한데, 그 도구를 믿을 수 없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조차 2023년 1월 내놓은 자사 탐지기를 그해 7월 접었다. 회사가 밝힌 성능은 AI가 쓴 글의 26%만 잡아내고 사람이 쓴 글의 9%를 AI로 잘못 표시한다는 것이었고, 폐기 사유는 "정확도가 낮아서"였다. 이 문장은 지금도 오픈AI 홈페이지에 남아 있다. 유럽 연구진이 탐지 도구 14종을 시험한 논문의 결론도 다르지 않았다. 모든 도구의 정확도가 80%에 못 미쳤고, 문장을 바꿔 쓰거나 기계번역을 거치면 더 떨어졌다.

한국어를 쓰는 우리에게는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스탠퍼드 연구진이 상용 탐지기 7종을 시험한 결과, 미국 중학생이 쓴 에세이는 거의 정확히 가려냈지만 영어 비원어민이 쓴 토플 에세이는 절반 이상을 "AI가 썼다"고 오판했다. 문장의 변동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AI 콘텐츠의 규모를 재는 통계도, 학교에서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절차도, 결국 비영어권 화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하는 같은 도구에 기대고 있다는 뜻이다. 이 기사에 실린 "몇 퍼센트가 AI"라는 숫자들도 그 한계 위에 서 있다.

그렇다면 웹은 이미 기계의 글로 뒤덮인 것인가. 여기서 이야기가 갈린다. 분석업체 그래파이트가 커먼크롤에서 무작위로 뽑은 5만5,400개 주소를 탐지기 3종으로 교차 판정한 결과, 새로 올라오는 영어 기사 중 주로 AI가 쓴 것과 사람이 쓴 것의 비율은 대략 반반이었다. 챗GPT 등장 12개월 만에 35.9%, 24개월에 48%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2025년 1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 50% 언저리에서 멈췄다. 계속 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멈춘 것이다.

멈춘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숫자가 같은 회사의 다른 조사에 있다. 구글 검색 상단에 오른 기사의 86%는 사람이 썼고, 챗GPT와 퍼플렉시티가 인용한 기사도 82%가 사람이 쓴 것이었다. 양산형 글이 검색에서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만드는 쪽이 먼저 알아차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파이트가 지난달 내놓은 또 다른 실험은 이 문제의 끝을 보여 준다. 언어모델이 자기가 만든 글을 다시 검색으로 가져와 답을 만드는 상황을 1,528회 시뮬레이션했더니 79.6%가 응답 붕괴로 끝났다. 모델은 사람이 쓴 원문(인용률 7.4%)보다 자기가 쓴 문서(38.9%)를 압도적으로 자주 인용했고, 품질 점수를 똑같이 만점으로 맞춰 놓아도 그 편향은 2.9배로 남았다.

균형을 위해 반론도 적어 둔다. 구글은 퓨리서치의 방법론이 결함이 있고 표본이 대표성을 갖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검색 담당 부사장 리즈 리드는 지난해 8월 전체 클릭량이 "비교적 안정적"이며 체류로 이어지는 클릭은 오히려 조금 늘었다고 밝혔다. 구글 뉴스 제휴 담당 임원과 일부 검색 분석가들은 AI 요약이 경성 뉴스 검색어에는 의도적으로 잘 뜨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한다. 뉴스 유입 감소를 전부 AI 요약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법정에서는 다른 방식의 계산이 진행됐다. 앤스로픽은 정당하게 구매한 책으로 학습한 부분은 공정이용으로 인정받았지만, 해적판 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중앙 도서관을 만든 부분은 인정받지 못했고 결국 15억 달러에 합의했다. 지난 20일 최종 승인된 이 합의는 저작권 분야 역대 최대 규모로, 책 한 권당 약 3,000달러가 배상된다. 뉴욕타임스와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의 소송은 핵심 저작권 쟁점이 살아남아 진행 중이다. 반면 게티이미지는 영국 법원에서 사실상 패소했고, 메타를 상대로 한 저자들의 소송은 기각됐다. 판사는 판결문에 "이 판결은 메타의 사용이 적법하다는 뜻이 아니라 이 원고들이 잘못된 주장을 폈다는 뜻일 뿐"이라고 적었다. 아직 규칙은 만들어지는 중이다.

한국에서도 같은 다툼이 시작됐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월 뉴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AI 학습에 썼다며 네이버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한국신문협회는 4월 같은 문제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통합검색에 AI 브리핑을 도입했다. 그리고 지난 1월 22일 AI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생성형 AI로 만든 결과물에는 표시 의무가 생겼다. 위반하면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붙는다. 이 기사에 실린 대표 이미지에 "생성형 AI로 제작"이라고 적은 것도 그래서다.

읽는 쪽의 사정도 좋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난해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성인 종합독서율은 38.5%로 2년 전보다 4.5%포인트 떨어졌고, 연간 독서량은 2.4권으로 1.5권 줄었다. 다만 20대만은 75.3%로 오히려 올랐다. 한국의 신간 발행은 2024년 6만4,306종으로 2.3% 늘었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의 방향이 한 번 꺾인다. 같은 3년 동안 정반대의 숫자들이 쌓였기 때문이다. 미국서점협회 회원 서점은 지난해 3,783곳으로 19% 늘었다. 새로 문을 연 곳이 605곳, 닫은 곳이 65곳으로 대략 9대 1이었고, 6년 사이 회원은 151% 증가했다. 미국 종이책 판매 부수는 2024년과 2025년 두 해 연속 소폭이지만 증가했다. 바이닐 레코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10억4,000만 달러가 팔려 1983년 이후 처음으로 10억 달러 선을 넘었고, 19년 연속 성장을 이어 갔다.

가장 인상적인 숫자는 오디오북에 있다. 미국 오디오북 시장은 지난해 24억3,000만 달러로 9% 성장했고 활성 타이틀은 75만 종을 넘겼는데, 그중 AI가 읽어 주는 오디오북이 차지한 판매 비중은 0.03%였다. 관심도 줄고 있다. 기술적으로 못 만들어서가 아니다. 듣는 사람이 고르지 않아서다.

직접 관계를 쌓은 매체들의 성적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애틀랜틱은 2024년 3월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기며 흑자로 돌아섰고 지금은 150만 명 선이다. 3년 전 2,000만 달러 적자와 감원을 겪은 매체다. 가디언은 정기 후원자가 130만 명으로 15만 명 늘었고 디지털 독자 수익이 22% 증가한 1억7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후원자의 절반 이상이 영국 밖에 산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1분기 구독자 1,308만 명, 디지털 구독 매출 3억8,900만 달러(16.1% 증가)를 공시했다. 같은 공시에 "생성형 AI 소송 비용" 420만 달러가 별도 항목으로 적혀 있다는 점이 이 시대를 요약한다. 창간 3년 차 세마포는 지난해 매출 4,000만 달러로 첫 흑자를 냈는데, 수익원은 구독이 아니라 행사와 후원이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검색 알고리즘이 가운데서 중개해 주던 시절의 사업 모델은 돌아오지 않는다. 무너진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유통 경로였다. 남은 길은 두 가지 방향으로 갈린다. 하나는 사람이 직접 겪은 것으로만 채워지는 자리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것은 문체가 아니라 사실이다. 어제 그 가게에 직접 가서 줄을 서 본 사람, 그 간담회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 그 동네에서 20년을 산 사람의 1인칭만이 학습 데이터에 없는 정보를 만든다. 다른 하나는 알고리즘을 건너뛰고 독자와 직접 이어지는 통로다. 뉴스레터, 회원제, 카카오톡 채널, 오프라인 모임처럼 검색 결과창을 거치지 않는 경로다. 애틀랜틱과 가디언이 증명한 것이 정확히 그것이다.

이 두 가지는 규모가 큰 회사보다 작은 매체에 오히려 유리한 조건이다.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사회처럼 범위가 분명하고 독자의 얼굴이 보이는 곳에서는 더 그렇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대형 언어모델이 알지 못한다. 누가 가게 문을 열었고 어떤 행사가 준비되고 있으며 어떤 규정 변경이 누구의 하루를 바꾸는지는, 그 자리에 가 본 사람만 쓸 수 있다. 글이 흔해진 세계에서 값이 남는 것은 결국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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