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운전면허증은 면허를 발급한 나라에서만 받을 수 있다. 미국 면허로 한국이나 유럽에서 운전하려면 AAA에서 20달러에 발급받고, 한국 면허로 미국에 오려면 한국에서 미리 받아 와야 한다. 뉴욕주는 90일 이내 단기 체류자에 한해 한국 영문면허증도 인정한다.
국제운전면허증(IDP)을 두고 가장 흔한 오해는 '아무 나라에서나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 IDP는 면허를 발급한 나라에서만 받을 수 있다. 미국 면허로 해외에서 운전하려면 미국에서, 한국 면허로 미국에서 운전하려면 한국에서 미리 받아 와야 한다. 이 원칙만 알아도 여행 계획이 꼬이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또 하나 기억할 것은 IDP가 면허증이 아니라는 점이다. IDP는 본인의 면허 정보를 10개 언어로 옮겨 놓은 '번역본'에 가깝다. 그래서 반드시 실제 면허증과 함께 지녀야 하고, IDP만 들고 다니면 아무 소용이 없다.
미국 면허 소지자 — AAA에서 20달러
뉴욕이나 뉴저지 면허를 갖고 한국이나 유럽에서 차를 빌리려는 경우다. 미국에서 IDP를 발급할 수 있는 기관은 국무부가 인정한 두 곳뿐인데, 그중 하나가 AAA다. 수수료는 20달러이고 150개국에서 신분증으로 통용된다.
발급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온라인(AAA-IDP.com) 신청이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스마트폰으로 여권용 사진을 찍은 뒤 면허증 앞뒷면을 촬영해 올리면 된다. 비용은 발급비 20달러에 사진비 10달러, 배송비가 추가된다. 처리에 영업일 기준 5일이 걸리고 배송 기간이 더 붙는다.
둘째, AAA 지점 방문이다. 급할 때는 이 방법이 낫다. AAA는 7영업일 안에 IDP가 필요하면 지점을 방문하라고 안내한다. 신청서, 여권용 사진 2장(지점에서도 촬영 가능), 유효한 미국 면허증을 가져가고 20달러를 내면 그 자리에서 받는다. 다만 모든 지점이 IDP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방문 전에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
셋째, 우편 신청이다. 신청서, 뒷면에 서명한 여권용 사진 2장, 20달러, 면허증 양면 사본을 가까운 AAA 사무소로 보낸다. 빠른 반송을 원하면 추가 우편료를 동봉하면 된다.
주의할 점 몇 가지. IDP는 실물로 인쇄해 우편 발송되며 디지털 버전은 없다. 희망 사용 시작일로부터 6개월 이상 앞서서는 발급할 수 없다. 그리고 이미 해외에 나가 있는 상태에서 우편으로 신청하면 반송까지 5~7주가 걸리니, 출국 전에 받아 두는 것이 상책이다.
IDP가 꼭 필요한가
나라마다 다르다. 헝가리처럼 미국 면허를 아예 인정하지 않고 IDP만 인정하는 나라가 있고, 스페인처럼 미국 면허는 인정하되 현지어 번역본을 요구하는 나라도 있다. IDP는 이런 상황을 모두 해결해 준다.
정부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렌터카 회사가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20달러를 아끼려다 공항 렌터카 카운터에서 차를 못 받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운전 계획이 있다면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하다. IDP 없이 운전하다 적발되면 벌금이 상당한 나라도 있다.
한 가지 더. 해외에 영주할 목적으로 나가는 경우라면 IDP로 버틸 수 없다. 미국 면허가 유효하더라도 그 나라의 면허 제도를 따라야 하고, 취업하거나 거주자가 되면 현지 면허를 새로 받아야 하는 나라가 많다. 남미로 간다면 브라질은 예외인데, 180일 이상 체류 시에는 IDP가 아니라 IADP(미주국제운전면허증)가 필요하다.
한국 면허 소지자 — 미국에서는 못 받는다
반대 경우다. 한국에서 부모님이나 친척이 오시는데 렌터카를 빌려 드리려는 상황이라면 미리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AAA는 유효한 미국 면허를 가진 사람에게만 IDP를 발급한다. 한국 면허 소지자는 미국에 와서 IDP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출국 전에 경찰청·도로교통공단을 통해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와야 한다. 한국에 도착한 뒤에 알게 되면 이미 늦다.
영문운전면허증으로도 되는 경우
다만 한국의 영문 병기 운전면허증만으로 운전이 가능한 곳도 있다. 주뉴욕총영사관에 따르면 뉴욕주와 코네티컷주는 90일 이내 단기 체류자에 한해, 여권을 함께 지참하는 조건으로 한국 영문운전면허증을 인정한다. 2025년 1월 기준으로 한국 영문면허증이 통하는 곳은 69개국 109개 지역이며, 미국에서는 뉴욕주 외에도 매사추세츠, 메인, 애리조나, 코네티컷, 노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 아이오와, 오하이오, 켄터키, 미네소타, 미주리, 위스콘신, 네브래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미시간주가 포함된다. 뉴저지는 이 목록에 없다.
그런데 총영사관은 여기에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인다. 일선 경찰관들이 이 사실을 모를 수 있으니 한국 경찰청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오기를 권장한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길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것보다는 IDP를 챙겨 오는 편이 마음 편하다.
체류가 길어질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뉴저지에 1년 이상 살게 된다면 한국 면허를 시험 없이 뉴저지 면허로 교환할 수 있고, 뉴욕에 정착한다면 처음부터 면허를 따야 한다. 두 절차는 각각 별도 기사로 정리해 두었다.
관련 기사 — '한국 운전면허, 뉴저지에선 시험 없이 바꾼다' www.nyandnj.com/article/nj-korean-license-exchange-guide
이 기사는 AAA와 주뉴욕총영사관의 공식 안내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수수료와 인정 국가 목록은 바뀔 수 있으므로 출발 전 각 기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