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뉴욕 미술관은 굵직한 회고전과 새 개막전이 한꺼번에 겹친다. 메트로폴리탄의 크래스너·폴록전, MoMA의 브랑쿠시전, 휘트니의 리히텐슈타인 회고전이 이어지고, 11월 중순에는 노이에 갤러리 25주년전과 프릭의 켄트 몽크먼전, MoMA의 한인 작가 나미라 개인전이 문을 연다. 첼시의 요시토모 나라전은 무료다. 기간과 장소를 한데 정리했다.

11월은 뉴욕 미술관이 가장 붐비는 달이다. 가을 시즌에 문을 연 대형 회고전이 한창이고, 11월 중순에는 새 전시가 줄줄이 개막한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가족과 들르기도 좋다. 뉴욕앤뉴저지가 이달 볼 만한 전시 10개를 골라 기간과 장소를 정리했다. 관람료와 예약 방법은 미술관마다 다르니 방문 전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눈에

2026년 11월 뉴욕 전시 10선
크래스너·폴록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2027년 1월 31일까지
브랑쿠시
MoMA · 2027년 2월 27일까지
로이 리히텐슈타인
휘트니 미술관 · 2027년 5월 10일까지
태린 사이먼
구겐하임 미술관 · 2027년 3월 14일까지
요시토모 나라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첼시) · 12월 12일까지 · 무료
하드 아트(Hard Art)
MoMA PS1 · 11월 5일 개막 · 2027년 3월까지
노이에 갤러리 25주년전
노이에 갤러리 · 11월 12일~2027년 1월 11일
켄트 몽크먼
프릭 컬렉션 · 11월 12일~2027년 2월 22일
일본 전후 사진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11월 12일~2027년 5월 2일
나미라(Na Mira)
MoMA · 11월 14일~2027년 2월 15일

지금 열려 있는 대형 회고전

1.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크래스너와 폴록: 과거 진행형(Krasner and Pollock: Past Continuous)'.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부부 화가 리 크래스너와 잭슨 폴록을 나란히 놓은 전시다. 메트 소장품과 80여 곳에서 빌려 온 작품 등 120점이 넘는다. 두 작가 모두 뉴욕에서 20여 년 만의 대규모 전시이고, 메트에서는 처음이다. 그동안 '폴록의 아내'로 소개되곤 했던 크래스너를 독자적인 거장으로 다시 보게 한다는 평이 많다. 2027년 1월 31일까지.

2. MoMA '브랑쿠시: 작가와 그의 작업실(Brancusi: The Artist and His Studio)'. 현대 조각의 문을 연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작업을 미술관 6층 전체에 펼쳤다. 파리 퐁피두센터가 보존해 온 브랑쿠시 작업실 소장품 가운데 좀처럼 밖에 나오지 않던 작품들이 함께 왔다. 2027년 2월 27일까지.

3. 휘트니 미술관 '로이 리히텐슈타인: 새것처럼(Roy Lichtenstein: Like New)'. 만화 같은 망점 그림으로 유명한 팝아트 작가의 회고전으로, 뉴욕에서는 1993년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전시다. 회화·판화·조각·드로잉·영상 130여 점이 나왔고, 1962년 레오 카스텔리 갤러리 데뷔전에 걸렸던 8점을 한자리에 다시 모은 방도 있다. 2027년 5월 10일까지라 연말에 천천히 가도 된다.

4. 구겐하임 미술관 태린 사이먼 '아버지의 나라, 사랑합니다(Father Country I Do Love You)'. 나선형 로툰다 전체를 쓰는 전시로, 은퇴한 실제 FBI 요원의 이야기를 42개 장(章)으로 풀었다. 사진과 기록, 설치가 섞여 있어 전시라기보다 한 편의 논픽션을 걸어 다니며 읽는 느낌이다. 2027년 3월 14일까지.

무료로 볼 수 있는 곳

5.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 '요시토모 나라'. 눈매가 날카로운 아이 그림으로 한국에서도 팬이 많은 일본 작가 나라 요시토모의 뉴욕 개인전이다. 이 갤러리와 함께하는 첫 전시이자 뉴욕에서 10년 만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신작 회화와 드로잉, 최근 조각, 작가가 직접 고른 초기작이 나왔다. 첼시의 두 공간(533 W 19th St, 537 W 20th St)에서 나눠 열리며 입장은 무료다.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12월 12일까지.

6. MoMA PS1 '하드 아트(Hard Art)'. 1969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흑인 작가들의 추상회화를 40여 명의 작품으로 훑는다. 1980년 같은 자리에서 열렸던 '아프로-아메리칸 추상'전을 이어받은 기획이다. 11월 5일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에서 개막해 2027년 3월까지 열린다.

11월 중순 새로 문 여는 전시

7. 노이에 갤러리 '개관 25주년 기념전'. 어퍼이스트 5번가의 노이에 갤러리가 개관 25주년을 맞아 11월 12일 기념전을 연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을 비롯해 에곤 실레, 오스카 코코슈카, 막스 베크만 등 20세기 초 독일·오스트리아 미술 소장품을 전 층에 건다. 영화 '우먼 인 골드'로 알려진 그 '황금빛 여인'을 보러 가기 좋은 때다. 2027년 1월 11일까지.

8. 프릭 컬렉션 '켄트 몽크먼: 장교와 웃는 소녀(Officer and Laughing Girl)'. 캐나다 원주민 크리(Cree)족 출신 작가 켄트 몽크먼이 프릭이 소장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장교와 웃는 소녀'(1657년께)에서 출발해 그린 신작을 선보인다. 17세기 네덜란드 그림 속에 비친 무역과 식민의 흔적을 원주민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다. 작은 캐비닛 갤러리에서 열려 베르메르 원작과 함께 보기 좋다. 11월 12일~2027년 2월 22일.

9.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긴 그림자: 렌즈로 본 전후 일본(A Long Shadow: Postwar Japan Through the Lens)'.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군 점령기와 고도성장기를 거친 일본을 일본 사진가들이 어떻게 기록했는지 보여 준다. 오키나와와 미군 기지 주변 마을이 주요 소재다. 메트가 1995년 이후 처음 여는 일본 사진전으로, 도마쓰 쇼메이, 이시우치 미야코 등의 작품과 희귀 사진집이 나온다. 11월 12일~2027년 5월 2일, 851번 전시실.

10. MoMA '나미라: 노 스모킹(Na Mira: NO SMOKING)'. 한인 작가 나미라의 뉴욕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한국 무속의 의례와 실험영화의 역사를 엮어 온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만든 미디어 설치 작품을 MoMA 크래비스 스튜디오에 선보인다. 한인 관람객이라면 이번 달 가장 먼저 챙겨 볼 만한 전시다. 11월 14일~2027년 2월 15일.

이렇게 묶어 보면 편하다

미드타운 MoMA에서 브랑쿠시전과 나미라전을 함께 보고, 다른 날 어퍼이스트로 올라가 메트로폴리탄(크래스너·폴록, 일본 사진전)과 노이에 갤러리, 구겐하임을 5번가를 따라 걸어서 잇는 코스가 효율적이다. 프릭 컬렉션도 같은 5번가 70가에 있다. 첼시의 요시토모 나라전은 하이라인과 휘트니 미술관에서 걸어갈 수 있어 하루에 묶기 좋다. 주말 오후는 붐비니 평일 오전이나 저녁 연장 개관 시간을 노리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