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 레지오넬라증 집단감염 확진자가 84명으로 늘고 사망자가 5명 나왔다. 구겐하임 미술관을 포함한 50개 건물 51개 냉각탑에서 살아있는 균이 확인돼 모두 세척·소독을 마쳤다. 구겐하임을 비롯한 미술관 네 곳은 모두 소독을 마치고 정상 운영 중이다.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서 번진 레지오넬라증(재향군인병) 집단감염이 확진 84명, 사망 5명으로 늘었다. 뉴욕시 보건국이 7월 22일 갱신한 집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7명이 입원 치료 중이고 59명은 퇴원했다. 13명은 입원하지 않았다. 시가 7월 2일 집단감염을 공식 확인한 지 3주 만이다.
지금 미술관에 가도 되나 — 네 곳 모두 정상 운영
구겐하임은 이번 일로 문을 닫은 적이 없다. 냉각탑에서 균이 확인된 뒤에도 정상 운영을 이어갔고, 시가 요구한 소독을 곧바로 끝냈다. 미술관 측은 냉각탑이 시설 담당 직원만 드나드는 옥상 구역이어서 관람객과 직원에게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료는 30달러다. 월요일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폐관까지는 원하는 만큼 내고 들어가는 시간이다.
어퍼이스트사이드의 다른 문화시설도 사정은 비슷하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유대인박물관, 쿠퍼휴잇 디자인박물관 냉각탑에서도 균이 나왔지만 모두 소독을 마치고 정상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문을 닫았던 곳은 쿠퍼휴잇 한 곳으로, 7월 13~14일 이틀간 예방 차원에서 휴관했다가 15일 다시 열었다.
| 미술관 | 운영 | 주소 |
|---|---|---|
|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 정상 운영 · 소독 완료 (휴관 없었음) | 1071 5th Ave |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정상 운영 · 소독 완료 | 1000 5th Ave |
| 유대인박물관 | 정상 운영 · 소독 완료 | 1109 5th Ave |
| 쿠퍼휴잇 디자인박물관 | 7월 13~14일 휴관 후 15일 재개관 | 2 E 91st St |
레지오넬라균은 냉각탑에서 뿜어져 나온 미세한 물방울을 들이마실 때 옮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옮지 않고, 냉각탑은 건물 수도와도 연결돼 있지 않다. 건물 안에서 전시를 보는 것만으로 감염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65세 이상, 흡연자, 만성 폐질환자,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갈 위험이 크다. 이 지역에 다녀온 뒤 2주 안에 기침·발열·오한·근육통·숨참 증상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고, 어퍼이스트사이드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발생 구역은 카네기힐과 요크빌 일대, 우편번호 10028·10128·10075로 센트럴파크에서 이스트강에 이르는 구간이다. 뉴욕시는 이 지역에 살거나 일하는 사람, 6월 말 이후 이곳을 다녀간 사람 가운데 기침·발열·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구겐하임 냉각탑에서도 살아있는 균
시 보건국은 이 일대 160개 건물의 냉각탑 183개를 전수조사했다. 1차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75개 건물의 냉각탑 77개가 양성으로 나왔고, 배양 검사에서 50개 건물의 냉각탑 51개에서 '살아있는' 레지오넬라균이 확인됐다. 확인된 냉각탑은 모두 세척·소독을 마쳤다.
명단에는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1071 5번가)이 포함됐다. 구겐하임 측은 시 규정에 따라 외부 전문업체를 통해 냉각탑을 관리해 왔으며, 양성 판정 직후 시가 요구한 소독 절차를 즉시 마쳤다고 밝혔다. 냉각탑은 시설 관리 직원만 접근할 수 있는 구역에 있어 관람객과 직원에게는 위험이 없다는 것이 미술관 설명이다. 미술관은 정상 운영 중이다.
명단에 오른 나머지 건물은 대부분 5번가·파크애비뉴·요크애비뉴 일대의 고급 주거용 건물이다. 시 보건국은 냉각탑이 양성으로 나온 건물에 산다고 해서 감염 위험이 더 높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해당 우편번호 안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든 노출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돗물·샤워·에어컨으로는 옮지 않는다
레지오넬라증은 폐렴의 일종으로, 따뜻한 물에서 자라는 레지오넬라균이 섞인 물안개(미스트)를 들이마셔 걸린다. 사람 사이에는 전염되지 않는다. 수돗물을 마시거나 샤워를 하거나 가정용 에어컨을 켜는 것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건물 배관 문제도 아니다.
이번처럼 한 동네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걸리는 '지역 집단감염'의 흔한 원인은 건물 옥상의 냉각탑이다. 냉각탑이 뿜어내는 물안개가 바람을 타고 거리로 내려오면서 여러 블록에 걸쳐 노출이 일어난다.
위험군은 50세 이상, 흡연자·전자담배 사용자, 심장·폐·신장·간 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 면역이 약한 사람이다. 증상은 발열, 오한, 근육통, 기침이며 두통과 피로, 식욕 저하, 혼란,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노출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최대 2주가 걸린다.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고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는 어느 냉각탑이 이번 집단감염의 진원인지 아직 특정하지 못했다. 초기 PCR 검사는 죽은 균까지 함께 잡아내기 때문에, 배양 검사로 살아있는 균을 가려낸 뒤 전장유전체 분석으로 냉각탑의 균주와 환자에게서 나온 균주를 대조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보건국은 이 과정에 수 주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시의회 줄리 메닌 의장은 시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해당 구역의 모든 냉각탑에 선제적 청소를 명령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보건국은 양성 냉각탑을 신속히 찾아내 소독을 명령해 왔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여름 센트럴할렘에서도 레지오넬라증 집단감염으로 7명이 숨졌다. 뉴욕시는 건물주에게 냉각탑 등록과 정기 수질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인 독자를 위한 안내
뉴욕시 보건국은 레지오넬라증 안내문을 한국어로도 제공한다. 증상과 대처법, 이번 집단감염 관련 문의는 311 또는 844-692-4692로 연락하면 되며, 보험이나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 뉴욕앤뉴저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New York and New Jersey. Unauthorized reproduction and redistribution prohibited.

